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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오일샌드, 바닥난 비상금...'유가하락의 저주'

발전사/발전산업동향

by 은밀하군 2015. 11. 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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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Nov, 2015

 

 국제유가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곳곳에서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로열 더치셸은 큰돈을 들여 개발해온 오일샌드를 결국 포기했고 러시아는 쌓여가는 재정적자에 비상금마저 동날 처지에 놓였다.

 

 ◆ 유가하락에 로열더치셸, BP 등 신규 프로젝트 중단

 

  네덜란드와 영국 합작 석유기업 로열 더치셸은 2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의 카르멘 크릭에서 추진 중이었던 오일샌드 프로젝트를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재무제표상에는 20억달러(약 2조 2624억원) 규모로 상각키로 했다.

 

 지 난 2013년 카르멘 크릭 오일샌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야심차게 발표한지 2년 만에 중단한 셈이다. 당시 2017년이면 원유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올해 초 설비 디자인과 비용에 문제가 생겨 생산 개시 시점을 2019년으로 한 차례 늦추기도 했다.

 

 오일샌드는 원유 채굴방법 중 가장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개발에 수십억달러가 소요되는 데다 실제 생산까지 수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다.

 

 고유가일 때에는 그나마 채산성이 확보됐는데 유가가 반토막나자 비싼 돈 들여 오일샌드를 개발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셸은 지난달 알래스카 해에서 수십억달러를 들여 진행하던 원유 탐사 작업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날 영국 석유회사 BP 역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신규 투자를 보류하고 자산을 매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내놨다. 당초 240억~260억달러 수준으로 계획을 세웠던 올해 투자규모를 190억달러로 줄이고 2017년까지 연간 자본지출 규모를 170억~190억달러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투자 프로젝트였던 멕시코만 '매드독 2'를 계속 진행할 지 여부도 내년 중반으로 미뤘다.

 

 ◆ 러시아 국부펀드, 내년에 자금 고갈 위기

 

 한 때 원유 팔아 번 돈으로 고속성장을 구가해온 러시아는 현재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고유가일 때 비축해놓은 비상금까지 내년이면 고갈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안 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국부펀드인 준비기금(Reserve Fund) 규모가 2조 6000억루블(45조원) 줄어 반토막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내년이면 준비기금을 사용할 수 있는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준비기금은 석유와 가스판매 수입이 줄었을 때 연방 재정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만든 자금이다.

 

 타 스통신은 내년 러시아 재정적자가 4조 9460억루블로 국내총생산(GDP)의 6.7%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준비기금에 의존해 적자를 메워왔지만 내년에는 이 기금을 동원해도 적자를 모두 채우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현재 우랄지역 유가는 배럴당 44달러 수준이고 루블화 환율은 달러당 62루블로 이같은 수준이 이어진다면 예산이 9000억루블이 부족할 것"이라며 "심각한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기도 하다. 러시아가 세계 2위 원유 생산국인 만큼 유가 하락으로 인한 타격을 다른 산유국에 비해 더 크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원유와 천연가스가 러시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8%에 달했다.

 

 세 계은행은 러시아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3.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2.7%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더 비관적이 된 것이다. 이마저도 유가가 배럴당 53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을 전제로 한 것인 만큼 유가가 더 하락한다면 러시아 경제는 4.3% 뒷걸음질 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 가는 지난해 중반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1개월물 선물은 작년 6월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지만 현재 43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석유기업 실적은 물론이고 산유국 재정상황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권소현 기자(juddi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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